양평물맑은상권 르네상스 사업계획서는 5년 뒤 유동인구 32%, 상권 전체 매출 19%, 일자리 22%, 점포당 하루 평균 고객 수 32% 증가를 목표로 제시했다. 평균 26%가 넘는 성장 구상이다. 그러나 20여 개 세부 사업에는 이 전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지 보여주는 개별 성과지표가 부족했다.
매운음식거리 사업에도 출발 당시 두 곳이던 매운 음식점을 5년 뒤 몇 곳으로 늘릴지, 새 메뉴를 몇 개 개발할지, 방문객과 매출을 얼마나 높일지 명확한 목표가 없었다. 워터축제도 어떤 시장 콘텐츠로 외지인을 부르고 재방문을 만들 것인지보다 수행업체의 제안에 의존했다. ‘대표 축제’와 ‘특화거리’라는 이름만으로는 성과를 측정할 수 없다.
상권의 경쟁력은 결국 좋은 상품과 음식, 합리적인 가격,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에서 나온다. 매운음식거리라면 소비자가 다시 찾을 메뉴를 개발하고 기존 상인을 교육하며 실력 있는 신규 상인을 유치해야 한다.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을 한시적으로 지원하더라도 매출과 고용, 영업 지속 여부를 조건으로 설계할 수 있다. 진입 간판과 전동차양보다 이런 투자가 먼저다.
현장에서는 보조사업의 경직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워터축제 수행사가 개막 9일 전에 정해졌는데도 사업을 미루지 못한 배경에는 계획 변경 절차가 느리고 연도 안에 예산을 써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예산을 남기면 실패로 보고, 전액 집행하면 성과로 보는 행정 관행이 졸속 집행을 부추길 수 있다.
다만 2023년 당시 원문에서 제기한 보조금 규제의 설명은 더 엄밀히 볼 필요가 있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은 보조금으로 취득한 중요재산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법이 아니라 취득·관리·처분을 통제하는 체계다. 임대료나 시설비 지원 가능 여부도 해당 국고보조사업의 교부조건, 지방보조금 기준, 재산 귀속과 사후관리 규정을 함께 따져야 한다. 필요한 지원이 현행 기준과 맞지 않는다면 예외를 임의로 만들 것이 아니라 법적 근거와 환수 조건을 갖춘 별도 사업으로 설계해야 한다.
관리·감독의 독립성도 필요하다. 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 소속 점포는 당시 약 620곳, 노점까지 합하면 상인이 1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사회에서 영향력이 큰 단체인 만큼 선출직 공직자가 갈등을 피하려고 집행을 사실상 맡겨버릴 위험이 있다. 한 관계자는 당시 취재에서 상인회 내부 갈등 때문에 행정이 개입을 줄인 것이 문제를 키웠다는 취지로 말했다.
지원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 양평군은 세부 사업마다 기초값과 목표값을 공개하고, 분기별로 매출·유동인구·빈 점포·고용·재방문율을 측정해야 한다. 외부 전문가와 주민이 참여하는 중간평가를 거쳐 성과가 낮은 사업은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효과가 입증된 메뉴 개발과 점포 개선에 예산을 옮겨야 한다. 상인회는 계약과 정산자료, 이해충돌 여부를 공개해야 한다.
전통시장 지원은 시혜가 아니다. 지역의 일자리와 생활경제를 살리는 공공투자다. 그래서 더 엄격해야 한다. 시설을 얼마나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상인의 실력이 얼마나 높아졌고 고객이 얼마나 돌아왔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세금이 들어간 사업의 최종 책임은 집행기관, 수행업체, 상인회 모두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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