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면 주민 60여 명이 30일 오전 11시 양평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무왕위생매립장, 현 양평자원순환센터의 설치·운영 과정에 제기된 위법 의혹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1997년 운영을 시작한 매립장의 행정 절차와 주변영향지역 지정, 주민지원협의체 운영이 법령에 맞게 이뤄졌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평군이 환경상 영향조사 자료 등 핵심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채 주민들의 문제 제기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주민들은 우선 매립장 설치 당시 주민 협의가 공정했는지, 환경적 타당성과 법적 절차가 제대로 검토됐는지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법령과 시설 운영 여건이 달라진 만큼 주변영향지역을 다시 검토하고 주민지원협의체도 현행 기준에 맞게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지원협의체 운영의 적법성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주민들은 2013년 회의록에 당시 법정 정원을 초과한 18명이 서명했다며 의결 절차와 위원 자격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회의록 서명자가 모두 의결권을 가진 공식 위원이었는지, 참관인이나 관계 공무원이 포함됐는지는 원본 위촉장과 위원 명단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서명자가 18명이라는 사실만으로 해당 의결이 곧바로 무효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현행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 2는 매립시설의 조성면적에 따라 지원협의체 정원을 정한다. 조성면적 100만㎡ 미만 매립시설은 15명 이내가 원칙이다. 위원 구성에서는 시설과의 거리, 환경상 영향의 정도와 주민 수 등을 고려하고 주민대표가 정원의 절반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주민대표가 선정한 전문가도 포함한다.
주민들은 양평군이 지방선거 직후인 지난 6월 8일 매립장 확장과 관련한 고시를 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시설 규모나 부지면적, 처리 대상, 사용기간이 실제로 어떻게 변경됐는지, 변경 내용이 새로운 설치계획이나 입지 변경 절차의 대상인지가 우선 확인돼야 한다.
시행령은 입지의 부지면적이나 시설 규모가 30% 이상 증가하거나 시설 종류·위치 등이 바뀌는 경우 이를 중요한 변경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확장’이라는 명칭만이 아니라 고시문, 도면, 허가 조건과 기존 시설계획을 대조해야 절차의 적법성을 판단할 수 있다.
매립장 부지 안에 양평군이 설치한 건축물의 위법 문제도 제기됐다. 주민들은 군이 건축법 위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후 양성화만 언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부분은 건축물대장, 건축허가 또는 신고 여부, 용도와 면적, 설치 시점, 양성화의 법적 근거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행정기관이 설치한 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 「건축법」상 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주변영향지역이 어떤 근거로 결정됐느냐는 점이다.
집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매립장 설치에 끝까지 반대했던 마을은 시설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데도 지원지역에서 빠지고, 조건부 찬성 입장을 보였던 일부 먼 마을이 지원대상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주민지원협의체에도 시설에서 2㎞ 이상 떨어진 지역의 주민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거리 2㎞는 주변영향지역을 자동으로 나누는 절대적인 법정 기준으로 보기 어렵다. 법은 시설과의 거리뿐 아니라 악취, 비산먼지, 지하수·지표수, 소음과 주민생활에 미치는 실제 영향을 조사해 직접·간접 영향권을 판단하도록 한다. 가까운 마을이 반드시 포함되고 먼 마을은 반드시 제외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문제는 이러한 예외적인 결과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조사자료가 존재하느냐는 것이다.
「폐기물시설촉진법」 제26조와 시행령 제33조는 일정한 폐기물처리시설에 대해 환경상 영향을 조사하도록 한다. 조사기관은 주민지원협의체와 협의해 전문연구기관 중에서 선정해야 한다. 조사 결과는 지원협의체와 협의한 뒤 공고하고, 관련 자료를 주민이 30일 이상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양평군이 관련 자료에 대해 “찾고 있다”거나 “오래돼 없다”고 답변했다는 주민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가볍지 않다. 조사 자체를 하지 않은 것인지, 조사했지만 공개하지 않는 것인지, 기록을 생산하고도 보존하지 못한 것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각각 법적·행정적 책임이 다르다.
집회 사회자는 전날 기존 주민지원협의체가 “환경상 영향조사가 필요 없다”는 취지의 결론을 냈다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회의 소집 절차와 의결정족수, 참석위원의 자격, 전문가 참여 여부, 해당 의결이 법률상 의무를 배제할 권한이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주민지원협의체는 조사기관 선정과 지원사업 등을 협의하는 기구이지, 법률이 요구하는 조사를 임의로 면제하는 기관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을 단순히 ‘매립장에 반대하는 주민’과 ‘지원을 받아온 주민’의 갈등으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매립장 설치 당시 주민대책위원회와 법정 기구인 주민지원협의체가 사실상 혼용됐는지, 영향 정도보다 협상력과 찬반 태도가 지원지역 결정에 더 크게 작용했는지를 문서로 확인해야 한다. 동시에 오랫동안 지원받아 온 마을 주민을 근거 없이 특혜집단으로 몰아서도 안 된다. 당시 행정이 불투명했다면 그 책임은 개별 주민보다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행정기관에 있다.
2027년 말 사용기한을 앞둔 지금 필요한 것은 과거의 합의를 그대로 유지하는 일도, 기존 지원지역을 먼저 배제하는 일도 아니다. 양평군과 기존 협의체에서 독립된 전문기관이 환경상 영향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방법과 원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그 결과를 기준으로 주변영향지역과 주민지원협의체를 다시 구성해야 한다.
새로 편입되는 지역에는 정당한 참여와 지원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환경상 영향이 확인되지 않는 지역은 충분한 설명과 합리적인 경과조치를 거쳐 조정해야 한다. 기존 지원의 존속 여부를 먼저 결정한 뒤 조사 결과를 맞추는 방식은 또 다른 갈등을 낳을 뿐이다.
30년간 이어진 갈등을 해결할 방법은 정치적 협상이 아니라 기록과 과학이다. 양평군은 최초 설치계획부터 최근 확장 고시까지 관련 문서를 공개하고, 제기된 의혹별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주민지원의 기준은 찬성과 반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실제 환경상 영향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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