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이 떨어지고 전기가 나갔다

2025년 10월23일 김시우 씨가 양평군 양서면 복지팀에 전화를 걸었다. 통화는 7분47초 동안 이어졌다.

김씨는 자신이 기초생활수급자이며 LH 전세임대주택에 혼자 살고 있다고 말했다. 누수는 2022년부터 계속됐고 천장 마감재가 떨어져 머리를 다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거실에서도 천장재와 석고가 떨어져 전기가 나갔고 TV와 공기청정기 전원부가 손상됐다고 했다. 주방과 다락에도 물이 새고 있었다. 집주인은 연락을 피하고 있었다. 김씨는 당장 이사할 형편이 되지 않고 곰팡이와 추가 사고에 대한 불안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건강도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도 알렸다.김씨는 물었다.“어떤 방법으로든 도와줄 수 없느냐.”직원은 “면에서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요”, “저희는 신청 접수만 받는 역할이고요”라고 답했다. 이어 “부동산에 연락하셔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씨가 제공한 통화 녹음에는 직원이 부동산에 연락해 보라는 취지의 말을 수차례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통화 말미에 직원은 김씨의 이름과 연락처를 묻고 “알아보고 연락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평군이 제출한 자료와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기록에는 이 통화 내용이 긴급복지 담당자나 주거복지 부서로 전달됐다는 내용이 없다.

복지팀에 전화하기 전, 천장은 이미 두 번 떨어졌다

2025년 5월18일 오후 9시9분 안방 천장에서 누수로 젖은 벽지와 석고 마감재가 떨어졌다. 영상에는 방바닥에 흩어진 벽지와 석고 파편이 남아 있다. 김씨는 떨어진 마감재에 머리 부위를 맞았다. 사고 뒤 촬영한 사진에는 머리카락 속으로  난 상처가 보인다.

2025년 5월18일 첫 번째 천장 낙하사고 뒤 김시우 씨의 이마 부위. 누수로 젖은 천장 벽지와 석고 마감재가 떨어지면서 상처를 입었다. 사진=제보자 제공

2025년 5월18일 첫 번째 천장 낙하사고 뒤 김시우 씨의 머라 부위. 누수로 젖은 천장 벽지와 석고 마감재가 떨어지면서 상처를 입었다. 사진=제보자 제공

김시우씨 방 낙하사고 동영상


김씨는 집주인에게 누수를 수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물이 들어오는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되지 않았다. 약 5개월 뒤인 10월11일 오전 2시34분 이번에는 거실 천장재가 떨어졌다. 젖은 천장재와 석고가 TV 쪽으로 쏟아졌다. TV가 손상됐고 공기청정기 전원부도 고장 났다. 김씨는 사고 과정에서 전기도 나갔다고 말했다. 안방에 이어 거실까지 천장재가 떨어졌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두 번째 사고 뒤 김씨는 양평군에 도움을 요청했다.

찾아내겠다던 위기가구가 스스로 다섯 번 전화했다

김씨의 구조 요청은 10월23일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김씨가 제공한 휴대전화 통화기록에는 양서면 복지팀 직통번호와 다섯 차례 통화한 내역이 남아 있다. 첫 통화는 2025년 10월23일이었다. 일주일 뒤인 10월30일 다시 전화했다. 11월11일과 17일, 해가 바뀐 2026년 1월26일에도 양서면 복지팀과 통화했다. 2026년 3월3일에는 양평군 주거복지팀에도 전화했다.김씨는 이 과정에서 누수와 천장 낙하 문제를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평군 본청 복지정책과는 양서면 복지팀을 통해 김씨 사건을 전달받지 못했다. 9월1일 면담에 참석한 복지정책과 담당 주무관은 복지정책과가 이 사건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된 뒤였다는 취지로 설명했다.양평군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를 먼저 찾아내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위기가구를 확인하면 상담인력을 배정하고 위기상황을 파악한다. 필요하면 방문상담을 하고 공공·민간 서비스로 연결한다. 김씨는 행정기관이 찾아내야 했던 사람이 아니었다. 스스로 다섯 번 전화했다. 그러나 김씨가 복지창구에 알린 정보는 위기가구 지원과 긴급복지를 담당하는 군청 부서로 이어지지 않았다.

직접 해결할 수 없다면 필요한 부서로 연결해야 한다

양서면 복지팀 직원이 김씨 집의 누수를 직접 수리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집주인의 수선 의무와 LH 전세임대 계약 문제는 복지팀 직원 한 사람이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이다.그러나 김씨는 단순히 벽지가 젖었다고 말한 것이 아니었다. 천장 마감재가 두 차례 떨어졌다. 몸을 다쳤다. 전기가 나갔다. 가전제품이 손상됐다. 집주인은 연락을 피했다. 다른 집으로 옮길 형편도 되지 않았다. 김씨는 기초생활수급자였고 혼자 살고 있었다.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건강도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창구가 이런 말을 들었다면 직접 해결할 수 없다는 답변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위기상황을 판단할 담당자와 주거지원 부서로 연결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남는다.「긴급복지지원법」 제7조는 긴급지원대상자 본인이나 관계인이 말이나 글로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지원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같은 조는 공무원이 직무 수행 과정에서 긴급지원대상자가 있음을 알게 된 경우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고 신속하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한다.제8조는 지원 요청이나 신고를 받으면 긴급지원 담당 공무원이 지체 없이 거주지 등을 방문해 위기상황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현장 확인은 지원을 결정한 뒤에 하는 절차가 아니다. 지원이 필요한 사람인지 판단하기 위한 절차다.김씨가 법률상 긴급지원대상자였는지는 현장 확인과 심사를 거쳐 판단할 문제였다. 그러나 양평군이 제출한 자료에는 첫 통화 뒤 그 판단 절차가 시작됐다는 기록이 없다. 지원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기록도 제시되지 않았다.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제16조는 복지업무 담당자가 필요한 사회보장급여의 내용과 신청 방법을 상담·안내하도록 하고, 필요한 지원이 다른 기관의 권한에 속하면 해당 기관을 안내하거나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에 서비스 제공을 의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법과 지원제도는 있었다. 그 제도로 이어지는 연결이 없었다.

국민신문고에는 정신적 위기까지 적혀 있었다

김씨는 2025년 11월11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에 다시 도움을 요청했다. 신청 당시 민원 제목은 ‘집주인 의무’였다. 그러나 민원 본문에는 임대인과의 분쟁만 적혀 있지 않았다.김씨는 자신이 기초생활수급자이고 LH 전세임대주택에 살고 있으며 2022년부터 누수가 계속되고 있다고 썼다. 집주인이 제대로 된 수리를 하지 않았고 누수로 벽지와 가구 등이 손상됐다고 설명했다. 2025년 6월에는 석고가 깨지면서 벽지가 내려앉았고, 9월에도 누수가 발생했으며 추석 무렵에는 거실 천장과 석고가 떨어지고 전기가 나가면서 공기청정기와 TV 전원에 문제가 생겼다고 적었다.주거 문제와 함께 자신의 심리상태도 알렸다. 곰팡이 냄새를 맡으며 잠을 자고 있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며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적었다. 가족 없이 혼자 살고 있다는 사실과 우울감이 심해져 정신병원 입원 권유를 받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할까 두렵다는 취지의 호소도 이어졌다. 마지막에는 집은 고쳐지지 않고 정상적으로 살고 싶다며 “어떠한 방법으로든 도와주실 수 없을까요”라고 물었다.민원 제목과 피민원인은 집주인을 향하고 있었다. 양평군이 이를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분쟁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민원 본문에는 기초생활수급, 독거, 반복된 천장 낙하와 단전, 건강 악화와 정신적 불안이라는 정보가 함께 담겨 있었다. 긴급지원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확인과 판단이 필요한 문제였다.

하지 않은 조사가 ‘진행 중’으로 기록됐다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된 뒤인 11월19일 양서면 직원이 김씨 집을 방문했다. 김씨에 따르면 직원은 집주인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로 안내하고 돌아갔다.다음 날인 11월20일 양평군 복지정책과 명의의 답변이 도착했다. 답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현재 LH의 현장조사와 양서면사무소의 가정방문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됩니다.”국민신문고 화면에는 처리기관이 양평군 복지정책과로 표시돼 있고, 답변은 2025년 11월20일 오후 1시31분 등록됐다. 양평군은 답변에서 임대인과 임차인 간 계약관계이고 군이 직접 수리명령이나 계약 조정·보상 등 법적 권한을 취할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 LH와 양서면의 현장 확인이 진행되고 있다고 적었다.양서면 직원의 방문은 있었다. 그러나 LH의 현장조사는 없었다. 김씨가 LH의 방문이나 현장조사를 요청한 사실도 없었다.국민신문고 공식 답변에는 LH와 양서면이 현장을 확인하며 문제를 처리하고 있는 것처럼 기록됐다. 그러나 이후 양평군은 ‘LH 현장조사’라는 문구가 당시 담당자의 착오로 작성됐다고 인정했다. 공식 기록과 실제 진행 상황이 달랐던 셈이다.

“담당자가 말을 잘못 알아들었다”

2026년 9월1일 양평군 복지정책과장의 요청으로 복지정책과 2차 취재가 면담 형식으로 열렸다. 복지정책과 팀장과 담당 주무관이 동석했다.

과장은 국민신문고 답변의 ‘LH 현장조사’ 부분에 대해 당시 담당자가 말을 잘못 알아듣고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문구에 꽂혀서 여기까지 온 거예요.”“답변 하나 잘못해서 계속 시달리는 상황”이라고도 말했다.과장이 말한 ‘꽂혀서’의 주어는 김씨였다. 김씨가 잘못된 문구를 계속 문제 삼으며 감사와 고발 절차를 진행했다는 취지였다.하지만 김씨가 도움을 요청한 순서를 보면 국민신문고의 잘못된 답변이 사건의 출발점은 아니었다. 김씨가 양서면 복지팀에 처음 도움을 요청한 것은 2025년 10월23일이다. 문제가 된 국민신문고 답변이 작성되기 약 한 달 전이었다.김씨가 처음 요구한 것도 국민신문고 답변의 정정이 아니었다. 누수로 위험해진 집을 수리하거나 안전한 곳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러나 양서면 복지팀은 김씨의 요청을 긴급복지나 주거복지 담당 부서로 연결하지 않았다.김씨는 결국 국민신문고를 통해 다시 도움을 요청했다. 그 뒤 실제로 이뤄지지 않은 LH 현장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적힌 답변을 받았다. 양평군은 2026년 4월17일 김씨에게 보낸 회신에서 답변이 잘못 작성된 경위와 사과를 전했다. 그러나 기존 국민신문고 답변을 바로잡는 서면 정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군청에서는 ‘종결’…김씨 집에서는 천장재가 다시 떨어졌다

9월1일 두 번째 취재에서 복지 과장은 국민신문고 답변 이후 2026년 4월15일 현장방문 전까지 복지정책과는 김씨 사건을 종결된 사안으로 인식했다고 확인했다.군청에서는 사건이 끝나 있었다. 그러나 김씨 집의 누수와 천장 낙하 위험은 끝나지 않았다.김씨가 수리를 거듭 요구하자 2025년 12월 집주인이 김씨 집을 찾았다. 같은 건물의 다른 세대에는 옥상 방수공사 흔적이 있었지만 김씨 집에는 지붕 방수공사나 전문적인 누수 원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집주인은 거실과 안방 천장에 벽지를 덧붙였지만 물이 들어오는 원인을 해결하지는 못했다.2026년 4월6일 김씨는 안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누수로 젖은 천장 벽지가 김씨가 누워 있던 침대 위로 크게 내려앉았고 떨어진 벽지가 얼굴을 스쳤다. 김씨는 오른쪽 눈 아래에 약 5㎝의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첫 구조 요청으로부터 165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사고 뒤 김씨는 추가 낙하를 막기 위해 내려앉은 벽지를 투명테이프로 천장에 붙였다. 앞선 사고 뒤에도 누수 원인은 해결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젖은 천장 벽지가 김씨가 잠든 침대 위로 떨어졌다.

국민신문고에 알린 불안, 5개월 뒤 109에 전화했다

2026년 4월 6일 안방 천장 마감재가 떨어진 사고 뒤 촬영한 눈 아래 부위. 김씨는 떨어진 벽지가 얼굴을 스치며 오른쪽 눈 아래에 약 5㎝의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사진=제보자 제공
2026년 4월 6일 안방 천장 마감재가 떨어진 사고 뒤 촬영한 눈 아래 부위. 김씨는 떨어진 벽지가 얼굴을 스치며 오른쪽 눈 아래에 약 5㎝의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사진=제보자 제공


김씨의 심리적 불안은 4월에 처음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이미 2025년 11월 국민신문고에서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우울감이 악화돼 정신병원 입원을 권유받았다는 사실과 자신의 충동을 걱정하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적었다.김씨는 2026년 4월6일 잠자던 침대 위로 다시 천장재가 떨어진 뒤 심리적 불안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사고 이틀 뒤인 4월8일 새벽 김씨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에 전화를 걸었다. 김씨에 따르면 상담 직원은 통화 도중 그의 상태를 위기상황으로 판단했고, 신고를 받고 양서파출소 경찰관이 김씨 집을 방문했다.

소방대원이 출동한 것은 한 달 뒤인 5월9일이었다. 이번에는 김씨의 심리상태가 아니라 집의 상태 때문이었다. 거실 천장 구조물 일부가 다시 떨어질 위험이 생겼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대원이 낙하 위험이 있는 구조물을 제거했다.

2026년 5월9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대원이 누수로 떨어질 위험이 있던 거실 천장 구조물을 제거하고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2026년 5월9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대원이 누수로 떨어질 위험이 있던 거실 천장 구조물을 제거하고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복지팀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던 집에 경찰과 소방이 차례로 찾아왔다.

군청과 LH가 함께 찾아온 것은 174일 뒤였다

양평군 본청 관계자와 LH 관계자가 김씨 집을 처음 함께 방문한 날은 2026년 4월15일이었다. 첫 구조 요청으로부터 174일이 지난 뒤였다.

이날 복지정책과장과 복지정책과 담당 주무관, 건축과 주택관리팀장, LH 관계자가 김씨 집을 방문했다. 김씨는 자신이 현장 확인을 요구한 뒤 공동방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양평군은 이날 김씨에게 단기임대주택과 주거취약계층 주거상향 지원사업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주거상향 지원사업은 열악한 주거환경에 있는 사람이 공공임대주택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신청한다고 바로 입주하는 것은 아니다. 대상자로 선정된 뒤 입주할 주택을 물색해야 한다.김씨는 이틀 뒤인 4월17일 양서면사무소를 찾아갔다. 군청과 LH 관계자에게 안내받은 절차를 실제로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김씨를 만난 양서면 실무 담당자는 이틀 전 현장방문 내용과 대체주택 안내를 전달받지 못한 상태였다고 김씨는 말했다. 군청과 LH 관계자들이 현장을 방문해 대체주택을 안내했지만 신청을 접수할 양서면 실무자에게 그 내용이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현장에서 나온 안내가 행정창구까지 건너가지 못했다.

공동방문 뒤에도 이어지지 않은 행정

김씨는 4월22일 양평지역자활센터 관계자 등과 함께 대체주택을 확인하기로 했다. 그러나 예정된 방문을 취소했다.김씨가 밝힌 이유는 두 가지다. 4월15일 현장에서 나온 대체주택 안내가 4월17일 양서면 실무 담당자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같은 날 도착한 양평군청 회신에는 잘못된 국민신문고 답변의 경위와 사과가 담겼지만 김씨가 요구한 서면 정정은 없었다.김씨는 주거지원 안내와 공식 문서의 내용이 서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예정된 방문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대체주택 방문이 취소된 뒤 군이 다른 일정이나 절차를 다시 제안했는지는 양평군 답변서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대체주택 신청 절차는 약 석 달 뒤 다시 시작됐다. 김씨는 7월15일과 16일 양서면에 팩스로 민원을 제출했고, 7월20일 매입임대주택 신청서를 작성해 정식으로 접수했다.

군 “중복지원 제한”…같은 지침에는 ‘적극적인 연계’

양평군 복지정책과는 8월28일과 9월1일 취재 이후 ‘김○○ 주거위기가구 지원현황’이라는 답변서를 보내왔다.군은 김씨가 기초생활수급자로서 생계·의료·주거급여를 받고 있기 때문에 같은 내용의 긴급복지급여를 중복해 지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주거복지 지원은 건축과가 담당한다고도 설명했다.그러나 김씨가 요청한 것은 같은 급여의 중복 지급이 아니었다. 천장 낙하와 누수 위험을 해결하거나 안전한 집으로 옮길 수 있는 행정적 방법이었다.양평군 답변서가 인용한 긴급복지 사업지침도 다른 법률에 따라 같은 내용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경우 긴급복지의 중복지원을 제한한다. 동시에 다른 법률에 따른 지원이 더 적합하면 해당 지원에 적극적으로 연계하도록 규정한다. 다른 지원이 결정되기 전까지 당사자의 위기상황을 고려해 긴급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같은 급여를 중복 지급하지 않는 것과 위험한 주거환경을 확인해 필요한 부서와 제도로 연결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군의 답변서에는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이 없다.2025년 10월23일 김씨의 전화를 위기가구의 구조 요청으로 검토했는가. 누가 김씨의 주거상태와 건강, 독거 상황을 판단했는가. 긴급복지 담당자나 주거복지 부서에 연락 내용을 전달했는가. 다섯 차례 통화가 있었는데도 복지정책과가 사건을 알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원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 그 결정과 근거는 어디에 기록돼 있는가.양평군은 긴급복지제도의 일반적인 기준과 중복지원 제한을 설명했다. 그러나 김씨 사건에서 그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군이 제시한 지원 일정은 158일 뒤부터 시작됐다

양평군이 답변서에서 지원 조치로 날짜를 명시한 첫 일정은 2026년 3월30일 무한돌봄센터의 가정방문이었다. 첫 전화로부터 158일이 지난 뒤였다.군은 3월30일 방문에서 김씨에게 심리검사와 AI 안부확인, 건강음료 안부확인 서비스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안부확인은 사회적 고립가구의 상태와 위험 징후를 살피는 데 필요한 서비스다.그러나 김씨가 직접 요청한 것은 누수와 천장 낙하 위험을 해결하거나 안전한 집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김씨는 언제 천장이 다시 떨어질지 모르는 집에서 계속 생활하면서 심리적 불안도 커졌다고 말했다. 군이 먼저 제시한 지원에는 누수 원인을 제거하거나 김씨를 안전한 주택으로 옮기는 조치가 빠져 있었다.김씨에게 먼저 필요했던 것은 안부를 묻는 전화와 건강음료가 아니었다.천장재가 떨어지지 않는 집이었다.군이 날짜와 함께 제시한 구체적인 지원은 대부분 2026년 3월30일 이후의 일이다. 김씨가 처음 도움을 요청한 2025년 10월23일부터 이듬해 3월29일까지 어떤 위기 판단과 지원이 있었는지는 답변서에 나오지 않는다.

11월 문 여는 주거복지센터…그전에는 누가 연결하나

양평군은 향후 대책으로 2026년 11월 개소 예정인 주거복지센터를 제시했다. 센터는 주거위기가구와 주거사각지대 주민에게 상담과 이주지원, 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군은 운영 초기에는 예산과 인력 부족, 업무체계 구축 등의 사정을 고려해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주거복지센터가 문을 열면 지금보다 전문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수 있다. 그러나 센터가 문을 열기 전에도 긴급복지지원법과 위기가구 발굴계획은 시행되고 있다. 복지팀과 복지정책과, 주택관리팀도 운영되고 있다.읍·면으로 들어온 구조 요청을 어느 부서가 이어받고 현장 확인을 결정할지는 군의 답변서에 제시되지 않았다.

309일 뒤에도 천장은 뜯겨 있었다

2026년 8월28일 기자가 김씨 집을 찾았다. 거실 천장 마감재는 넓게 훼손돼 있었고 여러 곳에 검은 얼룩이 남아 있었다.

2026년 8월28일 김시우 씨 주택 거실 천장. 누수로 천장 마감재가 넓게 훼손돼 있고 곳곳에 검은 얼룩이 남아 있다. 김씨는 사진 왼쪽 다락으로 올라가는 부분도 추가 낙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진=장세원 기자
2026년 8월28일 김시우 씨 주택 거실 천장. 누수로 천장 마감재가 넓게 훼손돼 있고 곳곳에 검은 얼룩이 남아 있다. 김씨는 사진 왼쪽 다락으로 올라가는 부분도 추가 낙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진=장세원 기자


안방 천장 일부는 마감재가 제거돼 내부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상태였다. 이날은 김씨가 양서면 복지팀에 처음 도움을 요청한 2025년 10월23일부터 309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2026년 8월28일 김시우 씨 안방 천장. 천장 마감재 일부가 제거돼 내부가 그대로 노출돼 있다. 김씨가 양서면 복지팀에 처음 도움을 요청한 2025년 10월23일부터 309일이 지난 시점이다. 사진=장세원 기자
2026년 8월28일 김시우 씨 안방 천장. 천장 마감재 일부가 제거돼 내부가 그대로 노출돼 있다. 김씨가 양서면 복지팀에 처음 도움을 요청한 2025년 10월23일부터 309일이 지난 시점이다. 사진=장세원 기자


313일 뒤에도 남은 질문

9월1일은 김씨가 양서면 복지팀에 처음 전화를 건 지 313일이 지난 날이었다. 그동안 김씨는 면 복지팀과 다섯 차례 통화했고 주거복지팀과 국민신문고에도 도움을 요청했다.양평군 본청과 LH 관계자가 김씨 집을 함께 방문한 것은 첫 전화로부터 174일 뒤였다. 그사이 천장 마감재가 다시 김씨의 얼굴 위로 떨어졌다. 경찰이 찾아왔고 한 달 뒤에는 119 대원이 낙하 위험이 있는 천장 구조물을 제거했다.양평군은 같은 내용의 긴급복지급여를 중복해 지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씨가 물었던 것은 돈을 두 번 받을 수 있느냐가 아니었다.“어떤 방법으로든 도와줄 수 없느냐.”313일 전 김씨가 복지팀에 물었던 질문이다.

양평군의 답변서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없었다.


※ 우울감이나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상담받을 수 있다. 긴급한 위험이 있는 경우 112 또는 119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