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3일 열린 양평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양평물맑은상권 르네상스 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양평군이 각각 40억원을 부담해 5년간 총 80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당시 군의원들은 사업의 실효성과 예산 집행을 따졌고, 양평군은 일부 문제를 인정하며 감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가장 먼저 살펴볼 사업은 2022년 처음 열린 ‘양평물맑은상권 워터축제’다. 애초 7~8월 개최를 목표로 했으나 수행사 선정이 세 차례 유찰됐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축제 개막을 불과 9일 앞둔 10월 6일에야 정해졌다. 추진단과 군, 상인회 안에서도 정상적인 준비가 어렵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진선 군수도 연기 또는 취소를 권유했지만, 상인회는 긴급이사회를 열어 강행을 결정했다.

축제 예산 1억2천만원 가운데 절반인 6천만원이 공연비로 편성됐다. 시장의 상품과 상인을 알리는 콘텐츠보다 유명 가수 공연이 중심이 됐다. 수행사 대표도 당시 취재에서 양평시장만의 소재를 찾지 못해 공연으로 채웠다는 취지로 말했다. 여름 물놀이 축제라는 구상도 이미 옥천면에서 이어온 물축제와 이름과 내용이 겹쳤다.

일정이 촉박해 홍보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현수막은 개막 하루 전에야 걸렸고, 무대는 전날 밤샘 작업으로 설치됐다. 축제 뒤에는 주계약 업체와 하청 공연업체 사이에서 1천800만원의 대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는 분쟁까지 벌어졌다. 당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었던 사안인 만큼 최종 법적 판단과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또 다른 핵심 사업은 4억5천만원이 투입된 ‘매운음식거리’다. 군의회 감사에서 담당 과장은 사업 구역의 매운 음식점이 두 곳이라는 질문에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취재 당시 현장을 확인한 결과 닭발집 두 곳과 떡볶이집 한 곳이 있었지만, 사업 뒤 매운 음식점이 새로 늘었다고 보기 어려웠다. 의류점과 미용실, 주점, 부동산 등 특화거리와 무관한 업종이 절반을 넘었다.

처음 약 260m, 40개 점포로 계획했던 구간은 약 100m, 20개 점포로 축소됐다. 그러나 사업비는 모두 집행됐다. 골목 입구 간판과 붉은색 전동차양 등 외형 정비가 중심이었다. 군이 군의회에 낸 지출명세서에는 전동차양 20개 제작비가 8천675만원으로 기재됐다. 개당 430만원이 넘는다. 당시 양평지역 업체 두 곳에서 같은 사양으로 받은 취재 견적은 설치비를 포함해 개당 130만~150만원 수준이었다. 규격과 계약 조건의 차이를 추가 검증해야 하지만 가격 적정성을 따질 필요는 충분했다.

특화거리의 핵심은 간판이 아니다. 방문할 이유가 되는 음식과 점포다. 축제의 핵심도 무대가 아니다. 시장의 사람과 상품을 다시 찾게 하는 경험이다. 외형을 바꾸는 데 예산을 먼저 쓰고 콘텐츠는 뒤로 미룬다면 상권의 경쟁력은 남지 않는다. 양평군은 사업비 집행률이 아니라 점포 매출, 방문객 재방문, 신규 점포와 일자리 같은 성과를 공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