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이 약 885억원이 들어가는 용문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검증이나, 주민 설명회 등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아 졸속 추진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양평군은 지난 4월 30일 오전 10시 30분 군청 대회의실에서 ‘양평군 케이블카 조성사업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용역 최종 보고회’를 가졌다. 이 회의는 기자의 취재를 허용하지 않는 비공개로 진행되었으며, 양평군은 최종 보고회 내용에 대해 보도자료조차 내지 않았다.
이 사업은 민선 8기의 공약사업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전진선 군수가 취임 후 “규제로 유람선을 띄울 수 없는 남한강에 여수 해상케이블카를 롤모델로 대하섬~강하를 잇는 6㎞ 규모의 관광 케이블카 건설을 추진하겠다”라는 언급에서 시작됐다. 2023년 6월부터 외부 용역이 시작됐고, 지난 4월 용역 최종보고서가 나오게 되었다.
정보공개 신청을 통해 입수한 최종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관광객 선호도 조사와 노선별 B/C분석 등을 통해 케이블카 노선은 대하섬-강하 노선에서 용문산(용문산관광지-가섭봉)노선으로 변경됐다. 용문산 케이블카는 총연장 3. 2㎞에 2030년 완공 때까지 건설비 885억원이 소요
될 것으로 보고됐다. 사업추진 방식은 공공주도형, 민간·공공 협력형, 민간주도형 중 양평군의 투자 여력이 없다 는 이유로 민간주도형으로 제시됐다.
이에 따라 양평군은 올해 안으로 공모를 거쳐 민간업자를 선정하고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용문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경제성, 환경 영향, 사업추진의 정당성 확보 등에서 상당한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주민동의 과정 없이 폐쇄적인 사업추진 케이블카 사업은 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큰 사업이다. 설치 제안에서 사업 시행 그리고 시행 이후까지 다
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업이다. 케이블카 설치 문제로 수십 년씩 논쟁을 벌이는 경우도 많다. 울산 신불산 케이블카는 20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40년째 논쟁 중이다.
논쟁의 주제는 환경문제, 경제적 타당성 등 다 양하다. 용문산 케이블카는 지난 1년 이상 타당성 조사용역이 진행되었지만, 이 문제에 대한 양평군의 소통 노력은 매우 폐쇄적이다.
연초에 시행하는 전진선 군수의 면별 군정 보고회에서 잠깐 언급된 것을 제외하면 이문제를 본격적으로 다 루는 설명회나 공청회는 없었다. 용역 결과 최종 보고회에 언론의 취재도 허용하지 않았다.
최종 보고회 내용에 대한 보도자료 배포조차 없었다. 885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관광 인프라 건설을 다 루는 양평군의 홍보 태도로는 극히 예외적이다.
담당 부서를 취재할 때, 케이블카가 양평 관광에 끼칠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확신에 찬 공무원의 모습을 예상했지만, 오히려 언론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한다 는 느낌을 받았다. 용역 보고서 사본도 정보공개를 통해서야 겨우 받을 수 있었다.■허술한 경제성 분석‘용문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을까?’가 주민의 관심사일 것이다.
46쪽의 용역 최종보고서에 주민의 이런 관심에 대한 답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보고서 어디에도 케이블카 설치로 인한 생산성 유발효과, 취업 유발효과, 부가가치 효과에 대한 언급이 없다. 보고서의 사업 타당성 분석에는 사업자의 수익성만 간단하게 제시했을 뿐 양평군 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은 없다.
케이블카에 설치되면 연간 58만2천 명이 이용하고, 1인당 3만 원의 요 금으로 연간 174억 6천5백만 원의 이용 수입이 발생, 연간 104억원의 비용을 제하면 연간 약 70억원의 순수익이 발생해 민간사업자는 30년간 2,106억원 순이익이 발생한다 는 것이 타당성 분석 내용의 전부다.
용문산 관광지 주변과 양평군 전체 관광에 끼치는 경제 유발효과는 언급되지 않았다. 케이블카 이용자가 연간 58만 명이란 수요 예측도 허술하긴 마찬가지다.
보고서 10쪽 ‘관광환경 분석’ 페이지에는 ‘양평군 주요 관광지 방문 현황’이란 제목의 그래프에는 2022년 양평군 관광객 수가 3,300만 명으로 표시되어있다. 양평군을 찾는 관광객이 하루 평균 10만 명에 육박한다
는 통계를 체감하는 군민이 얼마나 될까? 양평군청 담당 팀장에게 연간 3,300만 명의 관광객 수 통계의 출처를 물었지만,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용역사 연구원에게 문의 결과 해당 통계는 한국 관광 데이터랩의 지역별 분석 자료를 인용한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해당 자료를 분석해보니 해당 수치는 휴대전화기의 기지국 자료를 분석해 나온 자료로 ‘방문객의 추세를 참고하는 정도로 사용하되, 숫자에 대한 통계적 의미는 없다’라는 주의 사항이 붙어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부정확한 관광객 수치가 케이블카 이용자 예측수요 분석 모델에게 영향을 주었다
는 점이다. 용역사는 용문산 케이블카 수요 예측에 ‘중력 모델’이란 분석기법을 사용했다.
모수가 되는 전체 관광객의 몇 퍼센트가 케이블카를 이용할 것인가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최근 국회에 보고된 자료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에 운행 중인 39개 케이블카 중 남산케이블카와 설악산 케이블카를 제외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케이블카 사업은 적자 상태다. 통영 케이블카와 같은 일부 케이블카 사업 주체는 2023년 경영악화로 ‘비상 경영’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불확실한 경제성과 환경 파괴 우려 등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양평군은 올해 중에 사업자 모집 공고를 내고, 우선 협력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취재 결과 강원도의 케이블카 설치사업에 참여하는 한 민간업자가 용문산 케이블카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평군 관광 발전을 위해 과연 케이블카가 필요
한지, 다 른 대안은 없는지에 대한 군민의 논의와 합의 없이 폐쇄적으로 진행되는 케이블카 사업추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ADER COMMENTS
독자 의견 0
기사와 지역 공동체를 존중하는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