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양서면 야산에 진행 중인 주택단지 개발사업이 공사장 진입로 확보가 어려워 2차례 공사 중지 끝에 허가가 취소되자, 산지 복구공사를 빌미로 사실상 택지 개발행위를 편법으로 강행한 사건이 발생하자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양평군 공무원들의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양평군 소재 S개발은 2022년 3월 양서면 증동리 산 38~39번지(현 지번 542-7~32) 2개 필지 사무실과 다 가구주택 13동을 짓겠다

며 산지전용 허가를 신청했다. 양평군은 같은 해 6월 29일 S개 발의 신청을 받아들여 허가를 내주었다. 문제는 진입로였다.

간선도로와 택지개발 현장까지 접근할 수 있는 도로는 폭 2. 6~2. 8m의 마을안길 뿐이었다.

양평군의 ‘개발행위 허가 운영지침’에 따르면 사업면적이 10,976㎡인 해당 사업지는 6m 이상의 도로 폭을 확보해야 한다. 양평군의 도시계획조례에는 기존마을 안길의 도로 너비 확보가 불가능할 경우 50m의 당 너비 2m 이상의 대기차로 설치하면 예외적으로 개발행위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양평군은 바로 이 예외 규정을 적용해 S개발에 허가를 내줬다.

하지만 해당 개발사업은 대피차로 설치라는 조건부로 허가를 받았지만, 대피차로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고, 배수시설이나 현황도로에 대해 공사지 주변 주민 등 이해관계인과의 협의도 원활하지 못해 2022년 10월 26일과 2023년 5월 23일 두 차례에 걸쳐 양평군으로부터 공사 중지 명령을 받게 된다. 그러자 S개발은 돌연 2023년 8월 개발행위 허가를 취소해달라는 취소 원을 제출했다. 취소사유는 ‘본인 사유’였다.

즉 개발업자의 ‘개인 사정’으로 개발허가를 취소해달라는 요 지였다. 양평군은 이를 받아들여 개발허가를 취소하고 2023년 8월 25일 해당 토지에 대해 산지 복구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산지 복구명령을 받은 개발업자가 한 공사의 실제 내용은 산지 복구가 아닌 택지개발이었다. 마을 주민의 증언에 의하면 산지 복구 기간에 이전까지의 공사 기간과는 비교도 안 되는 규모로 대형 덤프트럭들이 토사를 외부로 퍼 날랐고, 현장은 점점 더 주택단지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누가봐도 택지조성’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개발업자가 2023년 8월 양평군에 제출한 ‘산지전용 취소지 복구공사’ 도면 중 산지 복구가 시작되기 전 상태인 ‘현황 실측도’와 산지 복구 후 현장 모습을 표현한 ‘복구 계획도’를 비교하면 산지 복구를 가장한 택지개발이라는 주장이 진실에 가깝다 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산지복구명령이 내려지기 전에는 전체 토지의 약 1/3가량이 택지조성 공사가 진척된 상태였고, 나머지 대부분은 나무만 베어진 채 야산 그대로의 모습이었지만, 복구 후의 현장 모습이 대지와 도로가 확연하게 구분된 모습으로 훨씬 더 주택단지에 가까운 모습이다.

개발업자가 2022년 주택단지 허가를 신청할 당시 제출한 공사내용과 2023년 산지 복구 공사내용을 비교하면 산지 복구로 가장한 택지개발이라는 사실이 더욱 명확하다. 개발업자가 양평군에 제출한 허가원에 첨부된 토목공사 내용표. 위쪽이 택지개발 허가시 공사내용이고 아래쪽은 택지개발 허가를 취소한 후 산지복구를 하겠다

는 공사내용이다. 해당 사업지처럼 산을 깎아(절토) 주택단지를 조성하는 공사를 하던 현장을 다 시 산지로 복구할 때는 깎아낸 흙을 되메우는 작업(성토)을 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산지복구공사의 토사량을 보면 성토량은 85t인 데 반해 절토량은 1,336t으로 절토량이 성토량보다 15배가 많다. 산지 복구공사 기간에 15t 덤프트럭 83대분의 흙을 추가로 깎아낸 것이다.

복구공사를 하면서 흙을 다 시 메우기는커녕 본격적으로 산을 깎아낸 것이다. 양평군의 담당 부서 팀장에게 산지 복구공사에서 절토량이 성토량보다

훨씬 많은 이유를 묻자 ‘그런 경우도 있다’라고 답했지만,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못했다. 또 복구 공사내용 중에 ‘흄관부설 및 접합(소켓관)’은 도로 밑에 묻는 지름 600mm 크기의 콘크리트 하수관이고, ‘고강성 HDPE 이중벽관’은 주택과 도로에 매설된 하수관과 연결하는 폴리에틸렌 재질의 하수관이다. 산지복구 공사를 하다

면서 개발지 내에 도로를 만들고, 도로 밑에는 대형 하수관을 묻고, 주택지와 도로를 연결하는 개별 하수관까지 연결한 것이다. 취재 중에 만난 30년 경력의 한 산림기술사에 따르면 “산지를 복구할 때 경사지에서는 빗물이 지표면으로 골고루 분산시켜 흘러내리게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해당 사업지처럼 경사지에 주택건설에 사용하는 여러 종류의 하수관을 매설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개발업자가 양평군에 제출한 산지 복구공사비용도 의혹을 가중시킨다.

산림청은 부실한 산지복구를 방지하기 위해 산지복구 공사비 기준을 매년 고시한다. 산림청이 고시한 2024년도 산지복구 공사비 기준을 보면 경사도 10˚이상~20˚미만은 10,000㎡ 당 2억 3616만원이다. 평균 경사도가 17.

61˚인 해당 사업지는 총 면적 10,974㎡로 기준 공사비는 약 2억5916만원이다. 그런데 개발업자가 보고한 복구공사비는 8억571만원으로 산림청 고시 금액보다 3배가 더많다.

사업을 포기하고 산지를 복구하는 사업자가 고시금액의 3배에 달하는 복구 공사비를 쏟아붓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개발업자가 양평군에 제출한 산지복구계획서는 한마디로 요 약하면 그동안 진입로 문제로 인한 공사중지로 못다

한 택지개발을 완료하겠다 는 내용으로밖에 볼 수 없다. 문제는 이 계획서를 산지복구 공사로 승인해준 양평군 공무원이다.

모르고 했다 면 직무유기의 혐의가 짙고, 알고도 승인했다 면 직권남용의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현재 해당 사업지는 산지복구공사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개발업자는 복구지이 좌우 끝 지점에 2건의 건축허가를 추가로 내고 주택공사가 진행 중이다. 추가로 낸 건축허가는 허가 규모가 1000㎡ 미만으로 대피차로 확보 의무가 없이 기존 마을안길을 공사진입로로 사용할 수 있다. 폭 6m의 공사진입로 확보나, 대피차로 설치 의무가 있는 10,974㎡가 규모의 기존 허가를 취소하고, 마을 안길을 공사 진입로로 이용할 수 있는 1,000㎡미만의 주택 건설허가를 연속적으로 받아 처음 의도했던 전체 택지개발이 완료되는 편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산지 복구기간중이던 지난 해 10월, 인터넷 한 블로그에는 해당토지를 ‘바우나래 전원주택단지’라는 이름으로 분양 광고가 나가기도 했다. 해당업체는 양서면 국수리에 분양사무소를 차려놓고 해당토지를 분양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15일 취재결과, 국수리의 한 상가 2충에는 해당토지에 대한 분양 현수막이 걸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양평군의 해당부서 과장과 팀장은 산지복구공사 설계도를 승인하는 과정에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느냐는 질문에 “보는 사람에 따라 시각이 다 를 수 있다”. “직원들이(담당 공무원) 한 게 맞다

고 판단한다”. “(공무원의)잘잘못은 상부기관에서 감사중이다”등의 답변을 되풀이했다. 한편 해당 개발건에 대해서는 현재 경기도 감사가 진행중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