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은 나뭇가지들이 다시 모여 하나의 숲을 이룬다. 설치작가 안치홍의 여섯 번째 개인전 《SHAPE-끝나지 않은》이 12일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스페이스 청담에서 개막했다. 전시는 25일까지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수많은 가지가 서로 기대고 얽혀 거대한 씨앗 같은 형상을 만든다. 다른 작품에서는 가느다란 가지들이 중심에서 사방으로 뻗는다. 한때 나무에서 떨어져 생명을 잃은 재료가 모이고 흩어지며 새로운 형태를 얻는다.
안 작가는 작업노트에서 “버려진 것, 탈락한 것, 더 이상 기능하지 않는 것들이 서로 결합하면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낸다”고 썼다. 그에게 생성과 소멸, 해체와 결속은 대립이 아니라 순환이다. 작품 제목의 ‘끝나지 않은’ 역시 하나의 형태가 완결에 머물지 않고 다른 관계로 이어진다는 뜻을 담는다.
원광대 조소과와 홍익대 미술대학원 조각과를 졸업한 안 작가는 양평을 기반으로 작업해 왔다. 초기에는 말과 양 등 동물의 형상으로 인간의 감정을 표현했지만, 2010년대부터 죽은 나뭇가지를 주요 재료로 삼았다. 개별 가지는 약하고 부서지기 쉬워도 결속하면 강한 에너지와 방향성을 지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전시가 열리는 스페이스 청담은 지난해 3월 문을 열었다. 이수정 관장은 아버지가 수십 년 전 구입한 주택을 전시공간으로 바꿨다. ‘청담’은 아버지의 호다. 조소를 전공하고 작업을 이어온 이 관장은 작가들이 생계와 창작을 병행하는 어려움을 알기에, 카페 대신 갤러리를 택했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약 20년 전 인사동 전시에서 안 작가의 작품을 처음 봤다. 그는 “나무는 영원하지 않은 재료인데도 안 작가가 고집을 굽히지 않고 작업을 이어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묵묵히 작업하는 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주고, 지금까지 전시한 작가들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수준 있는 전시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관람은 수·목·금·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가능하다. 장소는 양평군 양서면 양수로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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