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의회는 지난해 12월 12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고, 총 9,291억 원 규모의 2026년도 본예산안을 단 한 푼의 삭감도 없이 원안 그대로 의결했다.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을 의회가 수정 없이 통과시킨 것은 양평군의회 역사상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집행부를 감시·견제해야 할 의회가 예산 심의의 핵심 권한을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예산 심의는 지방의회의 가장 중요 한 권한이자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았던 윤순옥 의원(국민의힘)은 “도비가 무려 122억 원이나 감소해 일부 지역에서는 사업을 포기하거나 축소해야 할 상황”이라며 “심사가 결코 느슨하거나 허술했던 것이 아니라, 허리띠를 졸라매 긴축의 끝까지 다
다 른 현실을 감안해 숙고 끝에 내린 판단”이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군의회가 원안 의결한 2026년도 본예산 9,291억 원은 전년도 대비 224억5천만 원(2.
48%) 증가에 그쳤다. 특별회계를 제외한 일반회계 기준으로 보면 증액 규모는 고작 7,900만 원, 증가율로는 0. 1%에 불과하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4년간 양평군 본예산 증가율은 누적 3. 84%, 연평균 0. 96%에 머물렀다.
민선 7기 4년간 예산이 61. 8%(연평균 15. 5%) 증가했던 것과는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민선 8기의 예산 확보 부진에 대한 책임 소재를 떠나, 윤 의원의 말처럼 양평군 재정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긴축 국면’에 놓여 있다 는 점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문제는 그 긴축의 고통을 과연 누가, 어떻게 분담해 왔느냐는 데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양평군의회는 그 고통을 거의 분담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군 전체 재정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군의회 운영비는 오히려 19. 4% 증가했다.
특히 의원 개인에게 직접 지급되는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은 25. 8% 인상돼 의원 1인당 연간 약 1천만 원이 늘었다. 의원들의 국외여비는 무려 53.
5%나 증가했다. 민선 8기 4년 동안 일반회계가 증가한 금액은 7,900만 원에 불과한데, 의회 운영 경비만 9,554만 원이 늘어난 셈이다. 집행부 예산은 단 한 푼도 깎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예산은 가장 후하게 늘린 의회.
“긴축의 끝에 다 다 른 현실”을 말하면서도, 그 긴축을 군민과 집행부에만 요
구한 의회. 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양평군의회가 지킨 것은 군민의 혈세였는지, 아니면 스스로의 안락함이었는지.
견제 없는 의회, 자기 희생 없는 긴축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무책임의 다 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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