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잘 안 걸리는 가스 예초기 들고 첫 수리점 찾아
불꽃시험 뒤 점화코일 교체 권유…“부품값만 18만원”
정말 점화코일이 문제였을까, 의문은 여기서 시작됐다
시동줄을 아주 빠르게 당겨야 했다.
그래야 간신히 엔진이 살아났다.
처음에는 단순한 고장이라고 생각했다.
점화플러그 하나쯤 교체하면 해결될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예초기 한 대를 들고 수리점을 찾아다니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수리점마다 진단이 달랐다.
그리고 마지막에 예초기를 완전히 분해해 확인한 결과는 첫 진단과 전혀 달랐다.
양평포스트가 예초기 수리 실태를 취재하게 된 시작이다.
첫 번째로 찾은 곳은 조양공구
지난 7월 28일경 양평포스트 장세원 기자는 개인 소유의 미쓰비시 가스 예초기를 들고 양평읍 조양공구를 찾았다.
증상은 비교적 분명했다.
시동줄을 보통 속도로 당기면 엔진이 잘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매우 빠르게 당기면 간신히 시동이 걸렸다.
직원은 점화계통부터 확인했다.
새 점화플러그를 연결한 뒤 시동줄을 당겨 불꽃이 발생하는지를 살펴봤다.
잠시 뒤 직원이 내린 진단은 ‘점화코일 불량’이었다.
“부품값만 18만원입니다”
기자는 점화코일을 교체하려면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물었다.
직원은 부품값만 18만원이라고 설명했다.
공임까지 포함하면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예초기 가격과 비교해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기자는 일단 수리를 맡기지 않았다.
다른 수리점의 진단도 받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현장을 나오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정말 점화코일이 고장 난 것이 맞을까.
불꽃시험은 어떻게 해야 하나
기자가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바에 따르면 직원은 새 점화플러그를 연결한 뒤 플러그의 금속 몸체를 엔진에 접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동줄을 당겼다.
점화플러그 불꽃시험(Spark Test)은 일반적으로 플러그의 금속 부분을 엔진의 금속부에 접촉시킨 상태에서 실시한다.

전기가 흐를 수 있는 회로를 만들어야 점화코일에서 발생한 고전압이 점화플러그 전극 사이에서 불꽃으로 나타나는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접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꽃이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점화코일 불량을 확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당시 검사 장면은 영상으로 기록하지 않았다.
따라서 접지 여부에 관한 부분은 기자의 기억을 토대로 한 것이며, 조양공구 측의 설명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불꽃이 안 보이면 점화코일 고장일까
예초기의 시동불량 원인은 다양하다.
점화플러그가 노후됐을 수도 있다.
전극 간극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플러그캡이나 고압선의 접촉불량일 수도 있다.
점화코일과 플라이휠 사이의 간극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엔진의 압축압력이나 밸브 상태도 시동에 영향을 준다.
가스 예초기라면 연료를 공급하는 장치도 살펴봐야 한다.
따라서 ‘불꽃이 보이지 않는다’는 한 가지 현상만으로 곧바로 점화코일 교체를 결정하기보다는 다른 가능성을 순차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18만원은 ‘바가지’였을까
여기에서는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조양공구에서 실제로 점화코일을 교체한 것은 아니다.
18만원을 지급한 것도 아니다.
따라서 가격을 제시했다는 사실만으로 ‘바가지요금’이나 부당한 수리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정품인지 호환품인지, 국내 재고가 있는 부품인지, 별도로 수입해야 하는지에 따라 부품가격도 달라질 수 있다.
더 중요한 문제는 가격이 아니라 진단이다.
18만원짜리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고 판단할 정도로 충분한 검사가 이뤄졌느냐는 것이다.
기자는 결국 수리를 맡기지 않고 예초기를 들고 나왔다.
그리고 두 번째 수리점을 찾았다.
그곳에서는 전혀 다른 진단이 나왔다.
“점화코일”이라는 말은 사라졌다.
대신 영수증에 적힌 말은 ‘카브레타 수리’였다.
수리비는 5만5천원이었다.
그러나 예초기를 찾아와 시동줄을 당기는 순간 또 다른 의문이 시작됐다.
고쳤다는 예초기가 여전히 제대로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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