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립미술관 시소(See-Saw) 전-전시예산 75% 감소 속에서 알뜰살뜰 소장품 전시로 반전 감동양평군립미술관(관장 하계훈)이 지난 3월15일부터 오는 5월6일까지 열고 있는 ‘2024 봄 기획전 시소(See-Saw) 전’은 여러모로 특별한 전시다. 미술관이 정한 이번 전시의 부제는 ‘상징과 서사를 넘나들며’다. ‘본다’라는 의미의 영어 ‘see’의 현재형과 과거형인 ‘saw’를 함께 써서 사물을 보는 시차(시간의 차이와 견해의 차이도 포함하는 듯하다)를 서로 인정하고, 서로 이해하고 연결되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있다
고 한다. 전시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현재 활발히 작품활동을 하는 40대 젊은 신진작가 5인의 초대전이다.
최근 눈물(tear drop) 연작으로 주목받는 김대희, 세상에 대한 작가의 애정을 풍경에 담아 동화적으로 풀어내는 송엘리, 얼굴에 감정을 마음껏 드러내면서도 유아적인 즐거움을 주는 상황을 세라믹으로 풀어내는 유재연, 실제 풍경과 디지털 이미지의 콜라주를 통해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표현하는 이상덕, 도예로 시작해 설치 예술가로 다 양한 색감을 표현해내는 이택수의 작품들이 ‘미술관 사정을 아는 작가들의 동지적 협조’ 덕분에 양평을 찾았다. 두 번째는 지난 10년간 양평군립미술관이 모아온 소장품 90여 점이 전시 공간을 채웠다.
양평군립미술관은 군 단위 지자체로 보기 드물게 공공 미술관을 짓고, 매년 약 2억원 정도의 소장품을 사들여왔다. 지금까지 매년 모아온 총 280여 점의 소장품 중에서 이번 전시에는 그중의 1/3 정도가 전시에 나왔다. 10년간의 양평군립미술관의 컬렉션의 내용과 수준을 가늠해볼 좋은 기회다.
세 번째는 역시 소장품이지만, 양평의 풍경을 담은 작품들을 특별히 지하 전시 공간에 모았다. 양평읍 중앙로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채희석의 ‘양평풍경’이나 양평의 자연을 현장에서 직접 그리는 정일영의 ‘서후리’ 등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양평군립미술관의 이번 전시가 여러모로 특별하다
고 말하는 이유는 ‘궁핍의 시대’를 견뎌내는 미술관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는 이전 전시회와는 달리 두 가지가 없다. 전시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이 없었고,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담은 도록이 발간되지 않았다.
두 가지가 없는 이유는 예산 때문이다. 미술관의 전시예산에 2023년에 2022년보다 절반이 줄었고, 2024년에 다시 절반으로 줄었다. 전시예산이 75%가 줄어든 때문에 개막식과 작품 도록이 사라진 것이다. 이번 전시는 줄어든 예산 속에서 기획전을 개최하는 미술관의 고민이 짙게 묻어나는 전시다.
전시회 예산에는 작가들에게 지급하는 아티스트 피(artist fee), 작품 운송 비용, 전시 공간안내원 인건비, 보험료 등이 들어간다. 미술관 측은 소장품 전시와 큐레이터의 안면 찬스를 써 초대 작가의 아티스트 피와 운송 비용을 줄였고, 최소 인원만 고용해 안내원 인건비를 줄였다. 문체부가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공립미술관 평가인증제 심사에서 전국 40개 인증 미술관 중의 하나로 당당히 선정된 양평군립미술관. 전국에서 인구 대비 미술가의 숫자가 가장 많다 는 점을 자랑으로 삼아 왔지만, 미술관은 알뜰 쌀들 고군분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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