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고양이는 생존율 낮다”…그런데 밤 15시간 돌볼 사람도 없었다
보호소에는 고양이가 있는데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는 공고 없어

언제부터인가 양평군동물보호소의 보호동물 공고에서 고양이가 사라졌다.

전화로 이유를 물었을 때 돌아온 답변은 “고양이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실제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서도 최근 1년 넘게 양평군이 보호 중인 고양이 공고를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왜 고양이가 사라졌을까.

8월 11일 양평군동물보호소를 직접 찾았다.

취재 과정에서 확인된 가장 큰 문제는 단순히 고양이를 공고하느냐 마느냐가 아니었다.

생존을 위해 가장 세심한 돌봄이 필요한 어린 새끼고양이를 밤 시간 동안 돌볼 사람이 없었다.

양평군 담당 공무원은 “강아지에 비해 새끼고양이의 생존율이 극히 낮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그런데 그 낮은 생존율의 원인이 무엇인지 묻는 과정에서 양평군 동물보호 행정의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길고양이는 보호 대상 아니다”

먼저 축산반려동물과 반려동물관리팀을 찾았다. 팀장과 주무관 2명에게 고양이 구조와 보호 기준을 물었다.

첫 답변은 “길고양이는 보호 대상이 아니다”였다.

그러나 모든 고양이가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유기된 것이 명백한 고양이, 집에서 기르던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 부상하거나 학대받은 고양이, 어미를 잃어 스스로 생존하기 어려운 새끼고양이 등은 구조와 보호가 필요한 동물에 해당할 수 있다.

특히 갓 태어난 새끼고양이는 일반적인 성묘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스스로 체온을 충분히 유지하기 어렵고 수유가 필요하다. 어린 개체일수록 일정한 간격의 영양 공급과 보온, 상태 관찰이 생존에 중요하다.

그런 고양이가 구조됐을 때 양평군은 어떻게 보호하고 있을까.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돌봄 공백’

담당 공무원에게 수유가 필요한 새끼고양이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물었다.

답변은 뜻밖이었다.

오후 6시 직원들이 퇴근한 뒤 다음 날 오전 9시 출근할 때까지 보호동물을 돌보는 야간 인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약 15시간이다.

양평군동물보호소에는 현재 야간 당직자가 없다.

성견이나 건강한 성묘라면 일정 시간 사람의 직접적인 관리 없이 지내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수유가 필요한 어린 새끼고양이는 다르다.

체온이 떨어지는지, 제대로 먹고 있는지, 탈수 증상이 나타나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 어린 개체일수록 짧은 시간에도 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양평군 보호소의 현재 근무체계에서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이러한 돌봄을 담당할 사람이 없는 셈이다.

담당 공무원이 반복해서 말한 “새끼고양이의 낮은 생존율”을 단순히 어린 고양이의 생물학적 취약성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낮은 생존율이 보호하기 어려운 이유인지, 제대로 된 돌봄체계가 없기 때문에 생존율이 낮아지는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취재만으로 양평군에서 보호된 새끼고양이의 폐사가 야간 돌봄 부재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새끼고양이의 폐사율과 보호소의 야간 돌봄 공백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

보호가 어렵다면 임시보호자를 찾을 수는 없었나

더 큰 의문은 여기서 생긴다.

보호소가 24시간 돌봄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임시보호 가정을 연결하거나 동물보호단체와 협력하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구조 사실을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신속하게 공개해 소유자와 입양자, 임시보호자를 찾을 수도 있다.

그래서 물었다.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새끼고양이일수록 국가시스템에 빨리 공고해 입양자나 임시보호자를 찾는 것이 오히려 생존율을 높이는 방법이 되지 않겠느냐.”

담당 공무원은 “그럴 수도 있겠다”고 답했다.

문제는 양평군에서 그 첫 단계인 ‘공고’조차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고양이는 동물등록 대상 아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 동물보호소에서는 구조된 고양이의 사진과 품종, 성별, 몸무게 등의 정보를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공개하고 있다.

그런데 양평군에서는 1년 넘게 고양이 보호 공고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묻자 담당 공무원은 “고양이는 동물등록 의무 대상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동물등록과 보호동물 공고는 서로 다른 제도다.

「동물보호법」은 지방자치단체가 유실·유기동물을 구조해 치료와 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유자를 알 수 없는 보호동물의 경우 보호 사실을 알리는 공고 절차도 두고 있다.

보호동물 공고는 단순한 행정 기록이 아니다.

잃어버린 동물을 소유자에게 돌려보내기 위한 절차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보호자나 입양자를 찾을 수 있는 통로다.

특히 생존 가능성이 시간과 싸움에 가까운 어린 새끼고양이라면 공고와 외부 연계의 의미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민간위탁은 실적 때문에 올린다”

“다른 지자체는 구조한 고양이를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올리는데 양평군은 왜 하지 않느냐”고 다시 물었다.

담당 공무원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동물보호소를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기 때문에 “실적 관리를 위해 공고를 올리지만, 양평군은 직영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보호동물 공고 여부가 시설을 직영하느냐 민간위탁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사안인지 의문이다.

오히려 군이 직접 운영한다면 구조부터 보호, 공고, 반환·입양, 폐사까지 행정의 전 과정이 더욱 명확하게 기록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가능하다.

“공고했다 죽으면 책임 문제”

새끼고양이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자 더욱 주목할 만한 답변이 나왔다.

인력이 부족하다면 임시보호 등을 통해 살릴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담당 공무원은 “공고를 냈다가 고양이가 사망하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답변이 사실상 양평군의 공식적인 행정 기준인지, 담당자의 개인적인 설명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실이라면 중요한 문제다.

보호동물이 사망할 가능성이 있어 공고하지 않는 것인지, 공고된 동물이 폐사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책임 때문에 시스템 등록을 꺼리는 것인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물보호 행정에서 중요한 것은 죽을 가능성이 있는 동물을 기록에서 제외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구조됐고 어떤 상태였으며 어떤 치료와 보호가 이뤄졌고 결국 어떻게 됐는지를 기록하는 것이어야 한다.

보호소에는 성묘 3마리…시스템에는 없었다

취재 당일인 8월 11일 양평군동물보호소에는 실제로 성묘 3마리가 보호되고 있었다.

담당자의 설명과 현장 확인에 따르면 이 고양이들은 당시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등록돼 있지 않았다.

따라서 “양평군에는 보호 중인 고양이가 없다”는 국가시스템의 모습과 실제 보호소 상황 사이에 차이가 존재했다.

이 고양이들이 어떤 경위로 들어왔는지, 언제 구조됐는지, 왜 공고되지 않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과거 구조된 새끼고양이는 얼마나 됐으며 그 가운데 몇 마리가 살아남고 몇 마리가 폐사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 기록이 있어야 담당 공무원이 말한 “새끼고양이 생존율이 극히 낮다”는 설명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고양이 보호 업무지침은 어디에 있나

양평군동물보호소가 어떤 기준으로 고양이를 구조하고 보호하는지도 확인하려 했다.

고양이 구조 기준, 보호 절차,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등록 기준 등이 담긴 문서화된 업무지침을 요청했다.

그러나 취재 현장에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후 관련 부서에도 구조동물 보호에 관한 운영지침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소관 사항이 아니다”라는 답변이 반복됐다. 이후 해당 팀장은 “발령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취재에서는 어떤 고양이를 구조하고, 구조한 고양이를 어떻게 관리하며, 어떤 기준으로 국가시스템에 공고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는 통일된 기준을 확인하지 못했다.

새끼고양이에 대한 야간 돌봄 매뉴얼도 확인하지 못했다.

TNR에는 3억6천만원…구조된 새끼고양이 보호체계는?

반면 양평군은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에는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담당 공무원에 따르면 양평군은 2025년 약 3억6천만원을 들여 약 2,100마리의 길고양이를 대상으로 TNR(Trap-Neuter-Return·포획-중성화-방사) 사업을 실시했다.

실외견 중성화 사업에도 약 6,800만원을 투입했다고 한다.

그러나 TNR과 구조·보호는 목적이 다른 정책이다.

TNR은 길고양이 개체 수를 관리하기 위한 사업이다.

반면 어미를 잃은 새끼고양이, 유기된 고양이, 부상·학대 고양이를 구조하고 치료해 새로운 보호자를 찾는 것은 동물의 생명과 직접 관련된 보호 행정이다.

한쪽에는 수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정작 하룻밤을 스스로 버티기 어려운 새끼고양이를 밤새 돌볼 체계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듣기 어려웠다.

13명이 근무하지만 야간 당직은 없다

양평군동물보호소 근무 인원은 모두 13명이다.

이 가운데 사무직은 3명이다. 동물 구조 요청이 들어오면 직원들이 2인 1조로 현장에 출동한다.

하지만 야간 당직자는 없다.

결국 수유가 필요한 새끼고양이가 오후 늦게 구조돼 보호소로 들어올 경우 누가 밤새 체온과 영양 상태를 살피는지,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누가 대응하는지가 핵심 문제로 남는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한 ‘인력 부족’이라는 말만으로 끝낼 문제는 아니다.

인력이 부족하다면 임시보호 체계를 만들 것인지, 민간 동물병원이나 보호단체와 협력할 것인지, 야간 당직체계를 둘 것인지 등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생존율이 낮다’는 말부터 검증해야 한다

이번 취재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새끼고양이에 관한 기록이다.

최근 3~5년 동안 양평군이 구조한 고양이는 몇 마리인가.

그 가운데 생후 수주 이내의 새끼고양이는 몇 마리였는가.

몇 마리가 입양됐고 몇 마리가 자연사 또는 폐사했는가.

폐사한 고양이는 구조 후 몇 시간 또는 며칠 만에 죽었는가.

야간에 폐사한 사례는 얼마나 되는가.

폐사 원인은 수의사가 확인했는가.

그리고 그 과정은 모두 기록돼 있는가.

이 자료가 없다면 “새끼고양이는 원래 생존율이 낮다”는 설명 역시 행정의 판단인지 객관적인 통계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반대로 자료를 통해 새끼고양이 폐사가 특정 시간대나 특정 관리 조건에서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보호체계 자체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

고양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기록과 보호체계에서 밀려난 것은 아닌가

양평군동물보호소에서 고양이가 사라진 이유를 단순히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만 설명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장에는 고양이가 있었다.

하지만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담당 공무원은 새끼고양이의 생존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가장 취약한 새끼고양이를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돌볼 야간 인력은 없었다.

고양이 구조·보호·공고를 일관되게 설명하는 업무지침도 이날 확인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은 조금 달라져야 한다.

양평군동물보호소에서 고양이가 사라진 것인가.

아니면 가장 보호가 필요한 새끼고양이가 제대로 돌봄받고 입양자를 만날 수 있는 시스템에서 먼저 사라지고 있는 것인가.

양평포스트는 최근 수년간 양평군이 구조한 고양이 수와 새끼고양이 폐사 현황, 폐사 기록,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미공고 사례, 야간 보호체계 및 관련 업무지침 등을 추가 취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