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농협 252억 적자 뒤 상반기 흑자…용문 연체율은 9.91%
같은 불황, 다른 결과…소식지에서 드러난 조합장들의 위기 인식
2025년 양평지역 농협들의 결산을 한데 놓으면 같은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침체를 겪었지만 결과는 크게 달랐다. 양평농협은 251억7600만원의 순손실을 냈고 용문·개군·양동·청운농협에서는 연체와 고정이하여신이 빠르게 늘었다. 지평농협은 연체율은 낮아졌지만 부실여신이 증가했다. 2025년까지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양서농협도 2026년 상반기 경영실태평가가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내려갔다.
2026년 상반기까지 시간을 늘리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양평농협은 큰 폭의 흑자로 돌아선 반면 용문농협의 연체율은 9.91%까지 높아졌다. 흑자를 냈다고 위기가 끝난 것도 아니고, 아직 적자를 내지 않았다고 안전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이제 봐야 할 것은 한 해의 손익보다 대출의 질이 어떻게 변했고 경영진은 그 위험을 언제 알고 어떻게 대응했느냐다.
252억 적자 양평농협, 용문은 부실여신 400억원 넘어
2025년 가장 큰 손실을 낸 곳은 양평농협이다. 당기순손실은 251억7600만원, 경영실태평가는 2등급에서 3등급으로 내려갔다. 연체율은 11.02%에서 10.13%,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은 9.64%에서 8.28%로 낮아졌지만 실제 고정이하여신은 822억5700만원에서 825억2300만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대손충당금도 285억7900만원에서 492억2100만원으로 증가했다.
2026년 들어서는 반전이 나타났다. 양평농협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6월 31억원 적자였던 당기순손익은 올해 6월 63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예수금은 500억원, 대출금은 752억원 증가했다. 농협은 연말 당기순이익을 58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명 회복 신호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상반기 손실은 31억원이었지만 연말 손실은 252억원 가까이로 커졌다. 금융기관의 손익은 하반기 부실채권 분류와 충당금 적립에 따라 크게 변할 수 있다. 상반기 흑자를 경영정상화의 출발로 볼 수는 있어도, 위기 종료를 입증하는 숫자로 보기에는 이르다.
용문농협은 반대 양상이다. 2025년 7억500만원의 이익을 냈지만 연체율은 5.47%에서 8.17%,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은 3.92%에서 6.97%로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은 209억3700만원에서 374억4700만원으로 165억원 이상 늘었다.
2026년 상반기에는 고정이하여신이 다시 407억9900만원으로 증가했고 부실여신도 8억7200만원에서 12억5700만원으로 늘었다. 연체율은 9.91%, 손실위험도가중여신비율은 16.03%까지 상승했다. 순자본비율은 9.76%에서 8.95%로 낮아졌다.
반면 상반기 순손실은 전년 18억900만원에서 3억56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손익은 좋아지고 있는데 부실지표는 더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개군·양동·청운농협도 2025년 말 경고등이 켜졌다. 개군농협 연체율은 7.27%,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은 6.37%까지 올라갔고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양동농협은 고정이하여신이 1년 만에 148% 증가했고, 청운농협은 11억8900만원에서 48억5400만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양서농협은 2025년까지는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23억3800만원의 순이익과 1등급 경영평가를 유지했고 고정이하여신도 76억8400만원에서 62억7400만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2026년 상반기 경영실태평가는 2등급으로 하향됐다. 따라서 이제 양서농협도 ‘위기를 비껴간 예외’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지만 추가 확인이 필요한 농협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같은 지역에서 같은 불황을 겪었는데 결과는 달랐다. 그렇다면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침체만으로 그 차이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양평농협은 위험을 이미 알고 있었다
재무공시가 결과를 보여준다면 소식지는 조합장과 경영진이 당시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조합원에게 설명했는지를 보여준다.
양평농협은 용문농협과 조금 다르다. 한현수 조합장은 2024년 『반가움』에서 이미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악화를 지적하며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 더 나아가 그동안의 예대마진 중심 수익구조가 가진 한계를 직시해야 한다는 취지도 밝혔다.
즉 양평농협의 경우 위험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 그래서 질문은 오히려 더 직접적이다.
위험을 알고 있었는데 무엇을 했는가.
양평농협 당기순이익은 2022년 41억3700만원에서 2023년 26억1500만원으로 줄었고, 2024년에는 9억400만원 적자로 돌아섰다. 2025년에는 손실이 251억7600만원까지 커졌다. 위험을 인식했다는 조합장의 말과 실제 결과 사이에 상당한 간격이 생겼다.
2026년 들어 한 조합장의 공개적인 표현도 바뀌었다. 이제는 ‘경영정상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자산매각과 비용절감, 적극적인 여신영업 등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장24의 2026년 2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한 조합장은 2025년에 대책이 조기에 실행되지 못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직원들의 사기 저하로 인해 작년 초부터 9월까지 사실상 업무가 동력을 잃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발언만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원인이나 내부갈등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다. 부실대출의 책임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는지, 실제로 어떤 업무가 지연됐는지, 경영진은 그 원인을 언제 파악하고 어떤 조치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직원 측 설명과 관련 자료를 통한 추가 취재가 필요하다.
상반기에는 실제 63억원 흑자를 냈다. 이제 확인해야 할 것은 흑자의 크기보다 2025년 말 825억원에 달했던 고정이하여신이 얼마나 줄었고, 새로 늘어난 대출은 과거보다 얼마나 안전한가다.

용문농협의 말, ‘성장→충당금→연체·부실’
용문농협 『동행』을 몇 년치 이어서 읽으면 조합장의 표현이 변하는 과정이 선명하다.
2024년 강성욱 조합장은 고금리와 저성장 등 어려운 경제상황을 언급하면서도 총자산과 상호금융 규모의 증가를 ‘성과’로 설명했다. 하반기 소식지에서도 “많은 도전에 직면했다”고 했지만 메시지의 중심은 여전히 성장과 성과였다.
그런데 같은 시기 숫자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2024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억1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7억6500만원보다 82% 넘게 감소했다. 조합장의 말은 성장에 머물러 있었지만 수익성은 빠르게 악화하고 있었다.
2025년에는 표현이 달라졌다. 강 조합장은 2024년 결산을 “어느 해보다 힘든 한 해”라고 했다. 금융당국의 높아진 충당금 적립기준 때문에 추가적립이 늘어 ‘절반의 손익’으로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충당금은 아무 이유 없이 쌓는 돈이 아니다. 돌려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진 대출에 대비해 적립하는 돈이다. 조합원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충당금 기준이 왜 높아졌느냐보다 우리 농협의 위험한 대출이 얼마나 늘고 있었느냐였다.
2026년 소식지에서는 결국 ‘연체’와 ‘부실 위험’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공개 메시지는 성장→충당금→연체·부실로 변했다. 그리고 그해 6월 연체율은 실제 9.91%까지 상승했다.
숫자가 먼저 움직였고 조합원에게 전달된 설명은 뒤따라온 셈이다.
결국 물어야 할 것은 “언제 알았고, 무엇을 했나”
고금리를 조합장이 만든 것은 아니다. 부동산 경기침체 역시 지역농협이 만든 것이 아니다. 금융기관이라면 어느 정도의 부실은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누구에게 돈을 빌려줄지, 담보를 어떻게 평가할지, 한 업종이나 특정 사업에 위험이 과도하게 몰리지 않도록 할지, 연체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빨리 회수에 나설지는 경영진이 결정한다.
그래서 경영능력은 부실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느냐로 평가할 수 없다. 경기가 나빠졌을 때 손실을 얼마나 줄였는지, 위험을 언제 발견했고 얼마나 빨리 대응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양평지역 농협들의 결과가 서로 달랐다는 사실도 이 질문을 피할 수 없게 한다. 같은 불황 속에서 어떤 농협은 연체율이 10% 안팎까지 올라갔고, 어떤 농협은 훨씬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양서농협도 2026년 상반기 2등급으로 내려오면서 어느 한 곳을 완전한 안전지대라고 말하기 어려워졌다.
농협은 일반 금융회사도 아니다. 조합원이 출자해 만든 협동조합이다. 부실이 늘고 충당금을 쌓으면 배당과 교육지원사업, 농업인 환원사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조합장에게 물어야 할 질문은 세 가지다.
언제 위험을 알았는가. 알고 무엇을 했는가. 그리고 그 사실을 조합원에게 언제, 얼마나 정확하게 알렸는가.
2026년 상반기 양평농협에서는 회복 신호가 나타났다. 용문농협에서는 손실 폭은 줄었지만 부실지표가 더 나빠졌다. 양서농협의 경영등급도 내려갔다.
위기는 농협마다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경기가 나빴다”는 설명을 반복하는 일이 아니다.
어떤 경영판단이 그 차이를 만들었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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