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라는 이유로—이미 불리했던 출발선#예비타당성 조사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분류해서 평가하다 보니 역차별에 부딪혀 우리에게는 너무도 불리한 상황이다. 예비타당성 조사가 양평군에 유리한 방식으로 평가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
했다. 고속도로 논의가 시작된 지난 15년 동안 양평 고속도로가 국정이나 의회의 주요 현안으로 다
루어진 적은 없었다. 그동안 역대 군수나 지역구 국회의원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흔적도 발견하기 어렵다 는 게 내 솔직한 평가다.
사람을 통해 길을 열다—결정적 연결고리#2020년 어느 날, 국수리에서 사업을 하는 양인환 회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재미 사업가인 이수동 회장을 소개해 주겠다 는 제안이었다.
고대 출신인 이수동 회장은 워싱턴에 거주하며 버지니아주에서 IT 기업을 운영하는 재미 사업가다. 그런데 이 회장이 안도걸 기재부 예산실장과 각별한 사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 회장의 도움을 받아 안도걸 예산실장을 만날 수 있었다.
기재부 예산실장은 공무원 중에서 국회의원의 면담 요 청을 거부할 수 있는 유일한 자리다. 예산을 최종적으로 편성하는 권한을 가진 예산실장을 만나려고 국회의원이라면 누구나 만나고 싶어 하는 공무원 1순위가 바로 예산실장이다.
지금에야 밝히지만, 안도걸 예산실장과 교분을 쌓은 것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예타 통과에 큰 도움이 됐다. 나는 쉬는 날을 잡아 안 실장을 부부를 비밀리에 양평으로 초청했다. 이들 부부와 식사를 하면서 서울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청정환경을 자랑하는 양평이 있다
는 게 서울 사람에게도 소중한 휴식처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타이밍이 승부를 가른다—‘지금은 아니다’라는 판단영월–제천 사례 이후 흔들린 예타 환경, 평가 연기를 택한 전략적 선택#2020년 가을쯤 안도걸 실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재정평가회의를 늦추는 게 좋겠다
는 내용이었다. 2020년 8월에 예타를 통과한 영월-제천 고속도로가 BC 값이 0. 3대라는 점 때문에 다
른 국책사업 예타 통과를 기다 리는 다 른 지자체나, 언론으로부터 지역 균형발전에 지나친 가산점을 부여했다
는 비판이 일고 있다 는 내용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재정평가위원회가 열리면 평가위원들이 부담을 가져 부정적인 평가가 나올 위험성이 있다
는 조언이었다. 그래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재정평가위는 2021년 4월 중 치러질 보궐선거 이후로 미루는 게 낫겠다 는 의견을 나눴던 게 기억이 난다.
양평 옥수수의 의미—행정은 결국 사람의 일이다 공무원들의 창의적 접근, 작은 아이디어로 중앙정부에 지역의 절박함을 전달하다#우리 양평군 공무원들도 고속도로 예타 통과를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며 최선을 다 했다.
그중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세종시 기재부에 등장한 양평산 삶은 옥수수였다. 어느 공무원이 기재부 직원들에게 양평산 옥수수를 선물하자는 의견을 냈다. 고속도로 예타 통과를 바라는 군민들의 뜻을 기재부 직원들에게 각인시키자는 차원의 아이디어였다.
세종과 국회를 오가며—결국 길을 만든 것은 반복된 설득기재부·국토부·국회를 상대로 이어진 끈질긴 접촉, 정책은 현장에서 만들어졌다#나는 2019년부터 2021년 4월 예타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수시로 정부 세종청사를 찾아 기획재정부 안도걸 예산실장과 국토교통부 주현종 도로국장을 방문하고, 국회를 찾아 기획재정위 간사인 고용진 의원 등을 만나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관련 양평군 의견을 전달했다. 인사이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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