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변영향지역 지정 근거는 어디에 있나…조사·공개·주민지원 모두 새로 점검해야
무왕위생매립장은 1997년부터 양평군의 생활쓰레기를 받아왔다. 사용기간은 2027년 말 끝날 예정이다. 양평군은 운영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연장 협상의 출발점부터 불분명하다.
현재 주변영향지역을 어떤 조사와 기준으로 정했는지 확인할 근거 문서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17조는 폐기물처리시설로 인해 환경상 영향을 받는 지역을 ‘주변영향지역’으로 결정·고시하도록 규정한다.
주변영향지역은 직접 영향권과 간접 영향권으로 나뉜다. 주민지원협의체가 선정한 전문연구기관이 환경상 영향을 조사하고,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기관인 양평군이 그 결과를 수렴해 결정하는 구조다.
무왕매립장에서는 환경상 영향조사 보고서와 조사기관 선정 자료, 주민지원협의체 의결서 등이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양평군 관련 부서는 매립장 사무실을 샅샅이 찾았지만 자료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과거 수해로 사무실 서고가 침수됐고, 서류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없어졌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자료를 찾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의 주변영향지역이 어떤 조사와 기준을 거쳐 정해졌는지 주민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은 분명하다.
양평군에도 운영 연장은 절실하다
양평군은 2027년 이후에도 생활폐기물을 처리해야 한다.
새로운 매립장이나 대체시설을 단기간에 확보하기는 어렵다. 무왕매립장 운영 연장은 양평군 폐기물 행정에서 피하기 어려운 과제다.
기존 주변영향지역 주민들의 입장도 가볍게 다룰 수 없다.
이들은 음식물쓰레기까지 생활쓰레기와 함께 매립하던 시기부터 악취와 침출수, 해충, 운반차량으로 인한 불편을 감수했다. 양평군은 이들과 먼저 사용기간 연장 조건을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지원지역 밖 주민들은 기존 주변영향지역이 실제 환경상 영향보다 1990년대 매립장 건설 당시의 찬반 입장과 협상 결과에 따라 정해졌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매립장과 가까운 마을은 빠지고 상대적으로 먼 마을이 포함된 이유를 객관적인 조사자료로 설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1억원이 ‘마을별 몫’으로 나뉘었나
주민지원기금의 사용 방식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난 30년 동안 주민지원사업이 환경상 영향과 주민 피해를 기준으로 설계되기보다 ‘마을별 몫 나누기’에 가까운 구조로 굳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양평군의회에서도 같은 문제가 여러 차례 지적됐다.
한 군의원은 매년 약 11억원의 지원금이 “뿔뿔이 흩어져 어디에 줬는지도 모르게” 사용되고 있지만 주민 불만과 충돌은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주민지원기금으로 트랙터 등 농기계를 구입하고도 보관시설이 없어 야외에 방치한 사례도 있었다. 해당 마을에는 농기계 보관을 위한 50평 규모의 창고를 일반회계 군비 1억2,000만원으로 건립하는 계획이 별도로 제출됐다.
주민지원기금으로 재산을 구입하고, 이를 보관하기 위해 다시 일반 군비를 투입하는 구조다.
지원 자체가 문제라는 뜻은 아니다. 어떤 피해를 줄이고 주민의 생활을 어떻게 개선했는지 평가할 기준이 부족했다는 것이 문제다.
연장 협상은 달라야 한다
양평군은 기존 주민들과 사용기간만 협상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운영 연장을 추진한다면 현재의 환경상 영향을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결과와 원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주민지원협의체의 구성과 의결 절차가 법률에 맞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기존 주변영향지역 주민에게는 30년 동안 감수한 피해와 기여를 반영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조사 결과 환경상 영향이 확인된 다른 지역에도 참여와 지원의 기회를 열어야 한다.
지원금 총액을 그대로 둔 채 대상 지역만 늘리면 기존 주민의 반발은 불가피하다. 기존 주민과 새로 문제를 제기한 주민을 한정된 지원금을 놓고 경쟁하는 관계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양평군이 운영 연장의 필요성을 인정받으려면 지원 대상뿐 아니라 지원 규모와 방식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흩어주는 사업보다 환경 개선과 주민 복지에 실질적인 효과를 내는 공동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문제를 제기하는 주민들의 역할도 필요하다.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데서 나아가 조사 범위와 방법, 주민 참여 방식, 지원 기준에 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매립장 운영 연장의 현실적 필요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양평군에는 매립장이 필요하다. 주민들은 적법한 절차와 정당한 보호를 요구한다.
두 요구는 양립할 수 있다.
근거자료가 확인되지 않는 과거의 결정을 그대로 연장해서는 안 된다. 객관적인 조사와 정보 공개, 폭넓은 주민지원, 적법한 주민대표 구성을 거쳐 새로운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
2027년 운영 연장은 30년 전 갈등을 되풀이하는 절차가 아니라 바로잡는 기회가 돼야 한다.


READER COMMENTS
독자 의견 0
기사와 지역 공동체를 존중하는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