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낙하로 두 차례 부상, 누수·전기 사고로 119 반복 출동

현재 사는 집도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으로 입주한 LH 임대주택

임시거처·긴급주거·공공임대 있었지만 실제 이주로 연결되지 않아

천장이 무너졌다. 한 번이 아니었다.

2025년 6월 안방 천장 마감재가 떨어져 김시우 씨가 머리를 다쳤다. 같은 해 9월에는 거실 천장이 떨어져 TV와 공기청정기가 파손됐다. 2026년 4월 6일에는 잠을 자던 김씨의 얼굴 위로 천장 마감재가 떨어졌다. 김씨는 눈 밑에 약 5㎝의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4월 8일에는 119가 출동했다. 5월 9일에도 누수로 전기 차단기가 내려가면서 119가 다시 출동했다.

김씨는 혼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다. 현재 사는 집은 개인 집주인과 계약한 일반 민간 임대주택이 아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으로 입주한 LH 임대주택이다. 반복된 천장 낙하와 누수에도 보수는 일부 도배에 그쳤다. 김씨에게는 혼자 다른 집을 구하고 이사할 경제적 여유가 없었다.

이 사건에서 양평군의 역할을 묻는 것은 사적 임대차계약에 개입하라는 뜻이 아니다. 주거 안전을 위협받는 주민의 상황을 확인하고, LH 및 관계기관과 협의해 임시거처나 다른 공공임대주택으로 옮길 수 있는지 검토했느냐는 것이다.

김씨는 2025년 10월 23일 양서면 복지팀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때 김씨가 들었다는 답변은 이것이었다.

“부동산에 연락하셔야 할 것 같아요.”

김씨가 처음 도움을 요청한 지 300일이 넘었다. 그러나 안전한 집으로의 이주는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양평군이 김씨의 집을 처음 방문한 것은 2026년 3월 30일이었다. 최초 구조 요청으로부터 158일 뒤였다. 이 방문도 2025년 10월 접수된 주거위기 민원을 추적한 결과가 아니었다. 정신건강복지센터가 김씨를 ‘고독사 위험’ 사례로 무한돌봄센터에 연계하면서 이뤄졌다.

무한돌봄센터는 김씨에게 심리검사와 AI 안부확인, 건강음료 안부확인 서비스를 설명했다. 그러나 김씨에게 시급했던 것은 안부를 확인하는 전화나 음료가 아니었다. 천장이 떨어지는 집에서 벗어나는 일이었다.

4월 15일에는 복지정책과장과 담당 주무관, 건축과 주택관리팀장, LH 관계자가 김씨의 집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틀 뒤 무한돌봄센터 담당자는 김씨가 이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 통화에서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김씨를 접촉한 기관은 많았다. 그러나 한 기관이 확인한 위험은 다음 기관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양서면에 비어 있던 LH 주택도 있었다

김씨에 따르면 당시 양서면에는 장기간 비어 있던 LH 매입임대주택이 있었다. 김씨가 현재 사는 LH 임대주택과는 다른 집이다.

김씨는 LH 하남지사 담당자와의 통화에서 양서면 00하이빌 302호가 2024년 1∼2월부터 비어 있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담당자와 통화한 내역도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공실이 있었다고 김씨가 곧바로 입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입주 자격과 대기 순서, 주택 상태와 공급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긴급하거나 우선적인 입주가 가능한지도 LH와 협의해야 한다.

바로 그 확인과 협의를 양평군이 했는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확보한 양평군 답변자료에는 최초 구조 요청 이후 관내 LH 매입임대주택의 공실을 확인하거나 김씨의 입주 가능성을 검토했다는 내용이 없다.

김씨의 매입임대주택 신청은 2026년 7월 20일에야 이뤄졌다. 최초 구조 요청으로부터 약 9개월이 지난 뒤였다.

양서면에 장기간 비어 있던 LH 주택이 있었다는 김씨의 구체적인 증언과 통화 내역이 있다. 그럼에도 양평군이 이를 확인하고 김씨의 이주 대안으로 검토했다는 기록은 현재까지 제시되지 않았다.

양평군 자체 임시거처도 있었다

양평군은 ‘디딤돌 주택’이라는 주거위기가구 임시주거지원 사업을 운영해 왔다.

정부24 안내에 따르면 기초생활수급자와 주거상실자, 긴급주거지원 대상자 등이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기 전까지 임시로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김씨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 천장 낙하로 부상을 입었고, 누수와 전기 사고 위험까지 겪었다. 다른 집을 구해 이사할 경제적 능력도 부족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씨가 디딤돌 주택의 지원 대상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이용할 수 있는 주택이 없었다면 대기 가능 여부를 설명하고 다른 임시거처를 함께 찾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양평군이 김씨의 디딤돌 주택 입주 가능성을 언제 검토했는지, 당시 이용할 수 있는 임시주택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김씨는 이 제도를 제때 안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양평포스트는 양평군에 임시거처 제공을 검토했는지 물었지만 추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양평군이 주거위기가구를 위한 자체 임시주택을 운영하면서도 김씨에게 이 제도를 연결했다는 근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긴급주거와 이사비 지원 제도도 있었다

「긴급복지지원법」 제7조는 위기상황에 놓인 사람이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지원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제8조는 담당 공무원의 현장확인을, 제9조는 임시거소 제공 등을 포함한 주거지원을 규정하고 있다. 긴급한 경우에는 우선 지원한 뒤 소득과 재산 등을 조사하는 ‘선지원 후조사’도 가능하다.

김씨가 긴급주거지원 대상에 해당했는지는 법에서 정한 위기사유와 소득·재산을 조사해 판단해야 한다. 대상 여부가 불분명해 검토하지 않는 것과 조사한 결과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은 다르다.

김씨의 집에서는 천장 마감재가 반복해서 떨어졌고 실제 부상이 발생했다. 119가 출동했고 정신건강 위험도 관계기관이 알고 있었다. 김씨는 혼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 긴급주거지원 가능성을 살펴볼 사정이 있었다.

경기도에는 주거취약계층이 공공임대주택 등으로 옮길 때 이사비와 생필품 구입비를 최대 40만원까지 지원하는 사업도 있다. 김씨가 이사비 지원기준을 충족했는지는 별도의 확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양평군 답변자료에는 긴급주거지원이나 이사비 지원 가능성을 검토하고 그 결과를 김씨에게 설명했다는 기록이 없다. 제도는 있었지만 김씨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조사하고 연결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관과 제도는 많았지만, 책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씨 사건에는 양서면 복지팀과 복지정책과, 주택관리팀, 정신건강복지센터, 무한돌봄센터, 양평지역자활센터, LH가 등장한다.

기관은 많았다. 제도도 여러 개였다. 그러나 김씨는 기관이 바뀔 때마다 누수와 천장 낙하, 부상과 이주 필요성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했다.

정신건강 문제는 정신건강복지센터가 맡았다. 고독사 위험은 무한돌봄센터로 넘어갔다. 주거 문제는 주택관리팀과 LH, 자활센터에 나뉘어 전달됐다.

복지대상자의 삶은 부서별로 나뉘지 않는다. 주거와 생계, 건강과 안전은 하나의 위기다. 누군가는 김씨의 사정을 듣고 필요한 제도를 찾아야 했다. 관련 기관과 협의하고, 임시거처와 공공임대주택을 확인하고, 이사비까지 살펴 안전한 집으로 옮기는 과정을 맡았어야 했다.

양평포스트는 양평군에 통합사례관리 실시 여부와 총괄 담당자 지정일, 임시거처·긴급주거·공공임대·이사비 지원을 검토했는지 물었다. 복지정책과장은 “더 이상 답변은 어렵다”고 밝혔다.

김씨가 지원 대상이 아니었다면 조사 결과와 근거를 설명했어야 한다. 지원 대상이었다면 필요한 제도를 연결했어야 한다. 현재까지 확보한 자료로는 어느 쪽이 이뤄졌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김씨가 이미 LH 임대주택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 질문을 더욱 구체적으로 만든다. 반복된 사고로 그 집에서 안전하게 살기 어려워졌을 때, 양평군은 LH와 무엇을 협의했고 김씨가 옮겨 갈 곳을 찾기 위해 어떤 제도를 검토했는가.

복지제도는 사업명과 안내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천장이 무너지는 집에서 도움을 요청한 사람이 실제로 안전한 곳에 도착해야 비로소 제 역할을 한다.